오사카에서 가장 자주 찾게 되는 스시집 중 하나는 센니치마에와 도구야스지 거리 사이에 위치한 겐로쿠스시(元禄寿司)입니다. 이곳은 세계 최초로 회전초밥 시스템을 도입한 원조 집으로, 1958년 오사카에서 첫 회전 레일을 선보이며 일본 스시 문화를 바꾼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겐로쿠스시의 변화 – 가격, 시스템, 그리고 풍경
한때 모든 접시가 99엔으로 유명했던 겐로쿠스시는 2025년 현재 접시당 평균 가격이 145엔까지 올랐습니다. 과거의 균일가 시스템은 사라지고, 접시 색깔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차등제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1접시 기준 약 1,300원(환율에 따라 변동) 수준으로 가성비는 여전히 우수합니다.
예전에는 숙련된 스시 장인이 손수 초밥을 쥐던 모습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효율성과 인건비 문제로 인해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이 주방을 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장인의 손맛이 점점 줄어든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사카 스시집의 분위기
겐로쿠스시 매장은 외관부터 시선을 끕니다. 거대한 초밥 조형물이 입구에 걸려 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고, 내부로 들어서면 회전 레일 위로 초밥 접시들이 끊임없이 돌고 있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주문은 메뉴판에 있는 번호를 종이에 적어 직원에게 제출하면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빠른 회전율 덕분에 웨이팅이 있어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고급 스시 오마카세와 같은 섬세한 요리보다는, 부담 없는 가격에 다양한 초밥을 빠르게 즐길 수 있는 "현지의 일상형 스시집" 분위기를 원한다면, 겐로쿠스시는 만족스러운 선택이 됩니다. 고급스런 스시집은 아니지만, 오사카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시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명동 한복판에 있는 된장찌개집이라 할까요.
관광객들이 제일 많지만, 연세가 있는 현지인들도 꾸준히 방문하는 스시집이죠. 다만 아쉽게도 기존에 일하던 장인들이 점점 사라지면서 이전의 단골들도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오사카에서 맛집을 찾는 비결
오사카는 “구이다오레(먹다 망한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먹거리 천국입니다. 하지만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은 웨이팅이 길고, 현지인들이 더 선호하는 숨은 맛집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여행자들이 가는 곳은 대부분 SNS 정보에 의존하기 때문에 현지인 맛집보다는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 난 식당이 더 많은 편이죠.
- 위치와 동선 고려: 난바, 도톤보리, 신사이바시 등 번화가 중심으로 동선을 짜되, 여행 코스에 맞춰 가까운 맛집을 탐색하세요.
- 현지인 추천 적극 활용: 구글맵 평점, 일본 블로거, 오사카 거주자 후기를 참고해보세요.
- 가성비 우선: 유명하고 비싼 곳만 고집하지 말고, 회전초밥, 이자카야, 라멘처럼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식당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 시간대 공략: 웨이팅이 싫다면 오픈 시간 직후, 이른 저녁 등을 노려보세요. 겐로쿠스시처럼 회전율 빠른 곳이 특히 좋습니다.
아쉬움과 변화, 그리고 오사카 스시의 매력
겐로쿠스시가 변해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가격은 오르고, 시스템은 바뀌고, 주방의 손길도 점점 변화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곳은 “스시를 일상처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매력으로 오사카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회전초밥의 발상지라는 상징성과 역사성은 이 가게만의 특별한 매력으로 남아 있으며, 오사카 여행 중 한 끼를 가볍고도 만족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마무리 정리
오사카에서 스시를 즐길 때, 꼭 미슐랭이나 고급 오마카세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겐로쿠스시처럼 현지인들이 일상 속에서 찾는 친근한 장소에서, 오사카만의 가성비와 활기를 느껴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운 경험이 됩니다. 저는 오사카에서 스시를 먹으면서, 주변에 앉아있는 오사카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에게는 여행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일상인 이곳, 여행지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다 비슷하구나 하는 것을 느껴봅니다. 스시 한 접시에 담긴 시간의 변화와 문화의 흐름, 그리고 오늘날 오사카가 가진 일상의 풍경을 맛보는 것. 그것이 바로 겐로쿠스시에서 느낄 수 있는 진짜 ‘스시 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