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한 잔의 술이 주는 낭만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다치노미야(立ち飲み屋)라는 독특한 형태의 서서 마시는 선술집입니다. 일본어로 ‘서서 마신다’는 뜻의 이 문화는 단순히 술 한 잔을 넘어서, 오사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정서를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의자가 없기 때문에 회전율이 빠르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나이, 성별, 국적을 넘어서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저녁이 되면 오사카의 골목마다 다치노미야 앞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오사카 여행을 가면 꼭 다치노미야에서 한잔 합니다. 술값 저렴하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술집이기 때문이죠. 간단한 일본어를 안다면, 주변에 있는 일본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더 재미있답니다.

다치노미야란 무엇인가?
다치노미야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서서 마시는 술집’입니다. 바 테이블이나 카운터 앞에서 의자 없이 술을 즐기는 공간으로, 일본에서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숨은 명소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감성의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로 무장한 트렌디한 다치노미야도 많아졌고, 여성 혼술족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오사카는 이 다치노미야 문화가 가장 활발하게 살아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오사카 대표 다치노미야 명소
우라난바 골목의 타치노미 사이
난바역 동쪽 ‘우라난바’는 요즘 오사카에서 가장 주목받는 술집 거리입니다. 이곳의 타치노미 사이는 다양한 종류의 사케를 와인잔에 서빙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혼자 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일본술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최적의 장소입니다. 다양한 사케를 잔술로 파는 곳이 많아서 여러 종류의 사케를 마시고 싶어서 자주 들리죠. 주의할 점은 사케가 은근히 도수가 높기 때문에 몇잔 마시면 금방 취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마실 수 없는 아주 귀한 사케도 잔술로 팔기 때문에 주량에 맞게 즐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텐마 – 복고풍의 다치노미 거리
JR 텐마역 근처는 오사카 시민들에게 '노포의 골목'이라 불릴 만큼 오래된 가게들이 많습니다. 신타몬 주조 같은 소규모 타치노미야에서는 어묵, 닭튀김 같은 정감 있는 안주와 함께 가볍게 한 잔 즐길 수 있고, 요즘은 이곳의 복고적인 분위기를 즐기려는 젊은 세대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라난바에 비해서 자주 못가본 지역이지만 역사가 오래된 술집이 많은 곳입니다. 다음에 오사카 여행을 가게되면 덴마쪽 다치노미야를 조금 딥하게 찾아보려 합니다.
교바시 – 서민 술집의 성지
교바시는 오사카의 진짜 ‘술꾼’들이 모이는 동네입니다. 특히 이자카야 토요는 야외 노상에서 해산물과 함께 사케를 즐길 수 있어, ‘오사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다치노미야’로 꼽힙니다. 오후 3시부터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현지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사랑받는 명소입니다. 토요는 노상에서 화염방사기 같은 부탄가스로 고기를 구워주는 집으로 유명합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마시면 분위기 너무 근사한 곳이죠. 또 가고 싶은 곳인데요, 지금도 성업중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난바 – 합리적이고 트렌디한 사카토케
난바 술집 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사카토케는 합리적인 가격, 세련된 인테리어, 다양한 일본술로 인기입니다. 메뉴판에 한국어도 병기되어 있어 외국인에게도 친절한 편이며, 튀김과 꼬치, 생선회 안주가 특히 유명합니다.
오사카 다치노미야, 이렇게 즐기세요
- 1~2잔씩 다양한 술을 시도해보세요. 일본 사케부터 산토리 하이볼, 생맥주까지 한 잔씩 천천히 즐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안주는 소량으로 주문해 여러 가지 맛을 경험하세요. 타코야키, 고등어 초절임, 튀김, 어묵 등 현지 음식도 필수입니다.
- 혼술 환영, 대화는 자유롭게 점주나 옆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는 곳이 많습니다. 일본어가 부족해도 손짓이나 번역앱으로 얼마든지 소통 가능합니다.
-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바 호핑’도 재미있습니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30분~1시간 단위로 새로운 다치노미야를 탐험해보세요.
의자 없이 서서 마시는 구조는 낯설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 빠르고 편하게 술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 편안한 분위기, 현지인과의 소통, 다양한 술과 안주,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오사카의 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최근에는 여성 혼술족과 외국인을 위한 배려도 늘고 있어, 누구든지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습니다. “혼자 술 마셔도 되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혼자 술 마시기에 제일 좋은 곳”이 다치노미야입니다.
마무리 정리
오사카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하루쯤은 가이드북에 없는 코스를 따라 다치노미야 골목을 걸어보세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사케 잔 부딪히는 소리, 담백한 안주 냄새… 그 모든 것이 오사카만의 온기를 느끼게 해줍니다.
반짝이는 조명보다, 사람과 술이 있는 소박한 공간을 찾고 있다면, 오사카 다치노미야는 당신에게 꼭 맞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오늘 밤, 당신도 오사카의 골목 어귀에서 누군가와 잔을 기울이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