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여행을 준비할 때, 라멘 맛집 정보는 꼭 찾게되죠. 가이드북에 단골식당으로 등장하는 곳이 바로 킨류라멘입니다. 한자로는 금룡이라고 표기하죠. 오사카 가보시면 아실 수 있겠지만, 진짜 금색으로 만든 용모양의 간판이 있어서 유명한 곳입니다. 난바역 부근에 킨류라멘 지점은 3개 정도가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도그야스지 앞의 킨류라멘을 자주 다녔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제 경험을 전해드리죠.
도톤보리 명물 킨류라멘
라멘천국이라는 일본, 그중에서 오사카 같은 라멘 격전지에서 수십년간 한국인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킨류라멘. 그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저는 처음 오사카에 갔을 때, 지인을 통해서 킨류라멘을 소개받았고, 밥과 김치가 무제한이라는 말을 듣고 망설임없이 킨류라멘을 찾았습니다. 일본 여행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오사카 식대가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지만, 매운 맛이 없어서 며칠 먹으면 좀 심심하죠. 그럴때, 김치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소식이었죠. 처음 킨류라멘을 먹을 때, 돼지냄새가 너무 나서 별로 땡기지 않았지만, 자주 먹다보니 먹게되더군요. 그 이후로, 오사카에 첫 도착하자마자 킨류라멘으로 가서 첫 끼를 먹곤 했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소울 푸드였던 셈이죠.
당시에는 가격이 600엔이었는데, 요즘은 가격이 좀 올랐다고 들었습니다. 일반라멘은 800엔, 차슈라멘은 1,100 엔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밥,김치,부추, 다진 마늘이 무제한 제공되고 셀프로 가져다가 먹으면 됩니다. 주문하는 방법은 입구에 있는 자판기에 현금을 넣으면 됩니다.일본어 모른다고 걱정할게 없는게, 킨류라멘집 메뉴는 라멘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선택에 고민할 게 없는 셈이죠. 자리는 평상에 앉아서 먹는데, 자세히 보는 먹는 모습이 좀 특이합니다. 한국사람들은 신발을 벗고 평상위에 올라가서 양반다리로 앉아서 먹지만, 다른 외국인들,현지인들은 신발을 벗지않고 걸터앉아서 먹습니다. 그런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요.
맛에 대한 솔직한 내 느낌
킨류라멘은 진한 돼지뼈 국물 (돈코츠) 베이스이기 때문에 국물이 진득 합니다. 킨류라멘 매장에 들어가면 돼지육수 냄새 때문에 비위가 상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돼지 냄새때문에 기피했는데 점차 익숙해지더군요. 사실 오사카에 다른 라멘집이 뭐가 있는지 몰라서 킨류라멘만 먹었다는게 솔직한 이야기입니다. 뒷부분에서 다른 라멘집을 소개해드릴게요. 아무튼 킨류라멘은 저렴한 가격에 무제한 밥,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게 정말 큰 장점이었죠. 한끼 먹으면 든든했으니까요. 자주 먹을 때는, 술 마신 다음날 해장으로 찾아오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한테는 해장으로는 부적합했습니다. 가뜩이나 속이 안 좋아서 비위가 상해있는데 돼지뼈 냄새나는 라멘국물을 마셨으니까요. 뭐, 그때는 그것도 재미라 생각했었지만요.
요즘 먹어보면, 맛이 확실히 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오사카 사람들이 음식을 짜게 먹는다는 생각을 처음 가지게 된 이유가 바로 킨류라멘 때문이었죠. 그렇지만, 다른 식당을 가보면 심심한 맛을 내는 집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킨류라멘이 좀 짜게 간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느 순간부터 킨류라멘 출입이 점점 뜸해지기 시작한 것은 위생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좌석테이블에 편하게 앉아서 먹는게 재미있었지만, 점차 좌석이 불편하게 느껴졌고 혼자서 테이블 차지하고 혼밥 먹는것도 좀 불편하더군요. 또 전체적으로 위생상태가 깔끔하게 느껴지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그 이후 새로운 맛집을 찾게 되면서, 킨류라멘은 추억의 식당으로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제 개인적 경험이니까, 꼭 한번쯤은 킨류라멘을 경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카무쿠라 라멘
킨류라멘 이후에 오사카 현지인들이 자주 간다는 카무쿠라 라멘집을 알게되었습니다. 제가 자주 다녔던 식당은 도톤보리 다루마 식당 앞 골목에 있는 카무쿠라 입니다. 식당 지점이 여러곳있지만, 저는 도톤보리 지점을 제일 편하게 다녔던 것 같습니다. 일단 외관도 깔끔하고 식당 내부는 혼자 먹어도 전혀 불편함없는 카운터 형식의 테이블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가보시면 거의 대부분 현지인들이 식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킨류라멘과 분위기가 전혀다르고, 매우 위생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카무쿠라 라멘집에서는 돼지육수를 사용하지 않고 닭육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잡내가 전혀 없습니다.일단 매장 컨디션이 아주 쾌적하다는 사실. 깔끔하기 때문에 여성분들이 많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기본 라멘은 800엔 정도 하고요, 토핑을 추가하면 가격이 올라갑니다. 주문은 밖에서 자판기에 티켓을 구입해서 매장에 들어가서 스텝에게 주면 됩니다.식사하다가 추가로 토핑이 필요하면, 매장안에서 스텝에게 요청하고 계산하면 됩니다. 카무쿠라 라멘의 특징은 채소가 듬뿍 들어가서 담백하다는 것이죠. 술마신 다음날 해장으로 정말 최고입니다. 특히 토핑으로 숙주를 추가해서 드시면 술이 시원하게 깨더군요. 완전 추천합니다.
카무쿠라를 처음 갔을 때는, 킨류라멘 맛에 길들여져서 너무 심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맛이 담백해서 식사로도, 해장용으로도 아주 좋습니다. 국물을 시원하게 들이킬 때, 그 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무엇보다 완전 오픈주방형. 바로 눈앞에서 스텝들이 조리하는 과정이 그대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믿고 식사할 수 있습니다. 좁은 매장에 수 많은 직원들이 정말 칼군무 하듯 동선을 지키며 일하는 모습이 참 신기했습니다.
내 최종 선택은 ?
완전 제 개인적인 판단이라는 점, 꼭 알아주세요. 저는 오사카 첫 방문 때부터 몇년간 주욱 킨류라멘만 먹었지만, 요즘은 카무쿠라 라멘만 먹습니다. 아, 생각해보니까 아직도 이치란라멘을 못 먹어봤습니다. 왜 ? 도톤보리 강변에 있는 이치란 라멘은 대기줄이 너무 길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좀 될것같아서 매번 패스했거든요. 오사카에서 곡 드셔야할 라멘은 이렇게 3곳입니다. 저의 선택은 카무쿠라 라멘입니다. 왜냐하면, 위생적이고 잡내 없고, 국물이 담백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회전율이 빨라서 별로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식사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죠. 저는 그래서 카무쿠라 라멘을 추천합니다.
마무리 정리
오사카는 라멘 뿐만 아니라, 스시, 다코야키, 오코노미야키 등 다양한 음식의 천국입니다. 가격이 우리 식대와 비교해서 오히려 더 저렴하게 느껴지기도 하니까, 놀러가신 김에 오사카에서 다양한 맛집을 경험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라멘집 경우, 킨류라멘을 한번 경험해보시고, 카무쿠라, 이치란 라멘 쪽을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제 생각에는 카무쿠라와 이치란 두곳 중에서 본인 입맛에 맞는 집을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다보니, 킨류라멘을 살짝 디스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킨류라멘도 충분히 맛있는 집입니다. 개인적으로 취향이 조금 바뀌어서 카무쿠라 쪽을 선호하게 된것같습니다. 다양한 맛집을 체험해보시길 바랍니다.